[에세이] 토요-광장시대
삼십년 전이었다면 박근혜는 국회의 탄핵소추 심판까지 버틸 새 없이 사퇴해야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재작년, 그는 자기 발로 내려가기를 끝까지 거부했다. 결국 입법부와 사법부가 개입해야만 했다. 혹자는 2016-2017 탄핵 과정이 대한민국 제도정치의 선진성을 증명해준다고 평한다. 그러나 나는 박근혜를 사퇴시키는 공이 중앙정치의 몫으로 남겨진 이유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행동'이 일주일마다 한 번, 토요일에만 열렸기 때문이다. 1960년 4월 19일은 화요일이다. 1980년 5월 18일은 일요일이다. 1987년 6월 10일은 수요일이다. 사실 4·19, 5·18, 6·10이라는 날짜의 요일 자체가 중요하진 않다. 투쟁 과정에서 가장 기록할만한 하루를 정한 것일 뿐..